2025년 5월 28일 개봉한 독립영화〈내가 누워있을 때〉는 세 명의 여성이 낯선 여행길에서 맞이한 특별한 하루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여성 서사라는 키워드를 넘어, 존재의 불안, 관계의 균열, 그리고 묵묵한 치유의 순간들을 조용한 힘으로 담아낸 이 영화는 정지인, 오우리, 박보람 배우의 강렬한 연기 앙상블이 돋보이는 수작입니다.
최정문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2022년 제23회 전주 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처음 주목받았고 특히 이 영화는 배우 故 박보람 님의 첫 장편 주연작이자 유작으로 알려져 많은 관객들의 애도와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1. 줄거리 요약: 낯선 밤, 드러나는 비밀
서로 다른 사연을 품은 선아(정지인), 지수(오우리), 보미(박보람).
세 여성은 우연히 여행지에서 함께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나 평범할 것 같던 이 밤은, 뜻밖의 사고로 인해 무언가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각자가 묻어두었던 비밀들은 조용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세 인물은 각자의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들의 방에 잠들 수 있을까?
라는 질문처럼, 이 영화는 심리적 안식처와 감정적 연결을 찾는 세 여자의 여정을 그립니다.
2. 영화 등장인물 세 주인공 분석
1). 선아 (배우 정지인 분)
현실에 맞서 살아가는 책임형 여성으로서 5년 차 직장인, 이직 고민, 사내 연애, 유리 천장... 현대 직장 여성들이 겪는 모든 현실적인 문제를 상징적으로 내포한 인물입니다.
야망 있는 모습 뒤에는 부양해야 하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성 차별적인 구조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고군분투가 있습니다.
2). 지수 (배우 오우리 분)
부모를 일찍 여윈 후 사촌 언니 선아의 집에서 성장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알려지면서 아웃팅의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자신을 규정했던 과거의 상처에만 머물지 않고,‘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다시 세상을 향해 다가서려 합니다.
3). 보미 (배우 故 박보람 분)
겉으로는 명랑하지만, 연인의 무책임으로 사산을 겪고 죽은 아이 '진이'의 환영에 시달리는 아픔을 가진 인물입니다. 깊은 슬픔을 안고 있지만, 자신의 고통에 "용감하게 맞서는 강한 사람"이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꿋꿋하게 애도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녀는 트라우마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기억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선택합니다.
3. 영화 후기: ‘여성 영화’로만 설명할 수 없는, 단어 너머의 서사
“비단, 여성들의 감정적 변화와 성장, 치유에 가두어선 안될 일이다.”
“단어 너머의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연기, 연출, 스토리의 앙상블이 훌륭하다.”
“독립영화임에도 영상미와 메시지가 탁월했다.”
실제 관람 후기에서는 이 영화가 단순히 ‘여성영화’라는 카테고리 안에 갇히기를 거부한다는 평이 많습니다.
관객의 사유를 제한하지 않는 서사, 잊히지 않는 영상미, 그리고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감정선이 살아있는 연기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4. 영화 마무리: 단어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이 영화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의 거리감을 조율해 나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긴 호흡으로 따라가야 비로소 도달할 수 있는 여운.그 여운 속에서 우리는 다시 ‘나’를 마주하게 됩니다.
소소하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이며 여성 감독의 감수성이 담겨 있습니다.